서울 곳곳에 재건축·재개발 바람이 거센 가운데 양천구 일대도 들뜬 분위기다. 우선 1980년대 중반부터 목동 일대와 신정동 일부 지역에 걸쳐 14단지 2만6630가구 규모로 들어선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을 넘어 가치 상승 기대감을 드러낸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부동산시장 전통의 강자인 강남·서초에는 못 미치지만 우수학군과 각종 생활인프라가 어우러져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최근 공급된 3045가구 규모의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 분양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월·신정동 일대도 신바람을 탔다. 다만 이 지역은 인근 김포공항 비행기 착륙 활주로 경로에 걸쳐 있어 소음이 심하다는 문제가 있다.

◆전통의 강자 ‘목동’


목동은 서울 서부권을 대표하는 부촌이다. 목동의 중심가인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인근에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즐비하고 14개단지 2만6630가구 규모인 신시가지 아파트 역시 위치와 면적에 따라 10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이런 목동 일대에 최근 새정부 출범과 함께 들뜬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곳곳에 재건축·재개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다음은 우리 차례'라는 기대감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 공사현장 바로 위로 비행기가 지나간다. /사진=김창성 기자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 공사현장 바로 위로 비행기가 지나간다. /사진=김창성 기자

오목교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인근 지역 대표 부촌 아파트인 목동 트라팰리스 158㎡는 14억원에 거래되며 월세는 보증금 3억원에 월 300만원, 혹은 보증금 6억원에 월 200만원의 시세가 형성됐다. 181㎡의 경우는 매매가 15억9000만원, 월세는 보증금 8억원에 월 180만원에 거래된다.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한 인근의 현대 하이페리온 1·2단지 역시 비슷한 시세를 형성하며 목동 일대 아파트시장 강자로 군림 중이다.

오목교역 인근에는 현대백화점·이마트·홈플러스 등 생활인프라, SBS·CBS·스포츠조선 등 언론사와 크고 작은 기업이 밀집한 덕에 풍부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상권도 발달했다. 인근 지역 학생까지 흡수하는 사교육 1번지 목동 학원가가 있는 점도 매력 요소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재개발 바람을 타고 마포·용산 등의 집값이 뛰었지만 목동의 미래가치는 더 뛰어나다”며 “서울 중심지와 가깝고 각종 생활인프라도 발달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면 마포·용산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흥행 포문 ‘신월·신정동’

최근 신월·신정동 일대는 신바람을 탔다.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의 합작품인 3045가구 대단지 아이파크위브 분양이 흥행하며 양천구 일대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려서다.

아이파크위브는 신월동 551번지 일대 신정 1-1구역에 전용면적 52~101㎡ 총 3045세대 규모로 들어서며 이 중 일반분양은 1130세대다. 평일인 지난 12일 견본주택을 찾았음에도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이 방문객으로 가득 찰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와 뒤쪽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트라팰리스. /사진=김창성 기자
목동 신시가지 7단지와 뒤쪽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트라팰리스. /사진=김창성 기자

목동 생활권인 데다 대형건설사의 브랜드아파트인 만큼 청약 기준을 꼼꼼히 살피고 상담을 받는 이가 많았다. 한쪽에서는 혹시나 미달 물량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대기 순번표를 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 대림동에 사는 주부 B씨는 “분양가 5억~6억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치솟는 서울 집값을 생각하면 목동생활권치고는 만족스러운 가격”이라며 “오늘이 세번째 방문인데 올 때마다 대기 줄이 길다. 경쟁자가 많아 과연 당첨이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시흥동에 사는 자영업자 C씨는 “강남은 꿈도 못 꾸고 김포나 하남 미사 등 수도권은 심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며 “이곳은 서울 중심과 가까우면서 입지나 가격이 만족스러운 편이라 당첨된다면 이번 기회에 꼭 내집 장만을 하고 싶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 비행기 소음 심해 미래가치는 ‘글쎄’

이처럼 양천구 부동산시장에서 목동이 차지하는 가치는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5월 입주한 1081세대 규모의 목동 현대 힐스테이트다.

이곳은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 5호선 신정역과 도보로 각각 2분·6분가량 걸리는 초역세권 단지다. 3년 전 분양 당시 84㎡ 기준 5억원대였던 시세는 현재 8억2000만~8억5000만원선을 형성했다. 특히 행정구역상 양천구 신정동임에도 단지 이름에 ‘목동’이라고 표기한 점이 외부에서 느끼는 목동의 가치를 대변한다.

5호선 목동역 도보 1분거리인 신시가지7단지의 경우 목동 중심가에 위치해 전체 14단지 가운데 재건축 시세상승 기대감이 가장 큰 곳이다. 7단지 인근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101㎡가 13억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며 “목동 중심지에 있는 만큼 교통·학군·편의시설 등 삼박자를 두루 갖춰 미래가치가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이파크위브의 분양 흥행으로 들뜬 신월·신정동 일대 미래 가치는 다소 낮아 보인다. 아이파크위브 공사현장에서 직선거리로 4.5㎞가량 떨어진 곳에는 김포공항 활주로가 있고 공사현장은 착륙을 위한 길목인 탓에 밤낮 없이 이곳을 지나는 비행기 소음이 심해서다.

최근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공사현장 위로 5분에 1대꼴로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춘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인근 주민 E씨는 “새 아파트가 들어서도 건물 바로 위로 하루종일 비행기가 지나가서 소음 때문에 불편해하는 입주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신정네거리역과 도보 2분거리인 목동 힐스테이트와 달리 아이파크위브는 역과 직선거리로 80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여기에 역으로 가는 길목이 언덕이어서 심리적 거리감은 더 멀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