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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아약스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 출전한 압델하크 누리. /사진=로이터 |
경기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던 네덜란드 유망주가 사고 이후 약 3년 만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전 아약스 미드필더 압델하크 누리의 가족은 최근 네덜란드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누리의 근황을 전했다.
모로코계 네덜란드인인 누리는 젊은 시절부터 대성 가능성이 점쳐지는 유망주였다. 유망주 배출의 산실인 아약스 유스팀 출신으로 네덜란드 연령별 유소년 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됐다. 2015년부터는 아약스 1군 무대도 밟으며 착실히 경험을 쌓았다.
누리의 꿈은 지난 2017년 무너졌다. 그는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열린 독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경기장에서 쓰러졌다. 그는 심장마비 판정을 받았고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당초 누리는 의료진으로부터 '회복할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부정적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누리의 가족은 이날 방송에서 누리가 지난 2018년 8월 코마 상태에서 벗어났으며, 현재 병원에서 집으로 자리를 옮겨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누리는 현재 특별히 개조된 집에서 가족과 생활하고 있다. 여전히 가족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하지만, 자리에 일어나 앉거나 휠체어를 탈 정도까지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의 형인 압데라힘은 "병원에서 집으로 온 뒤 누리의 상태는 훨씬 나아졌다"라며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고 있으며 자면서 코를 골고, 밥을 먹고, 트림을 한다. 여전히 우리에게 의존하지만 매우 침착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누리가 아프지 않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말을 건다. 그와 함께 거실에서 축구를 보고 대화를 나눈다. 상태가 좋은 날이면 누리도 눈썹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우리와 대화를 나눈다"라고 전했다.
가족들은 누리가 축구를 할 수 없더라도 일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누리의 아버지인 모하메드는 "가족들 모두 최선을 다해 그를 보살피고 있다"라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누리는 경기장을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로부터 기억된다. 아약스 구단은 지난 2018년 12월 구단 유망주들에게 수여하는 상의 이름을 '압델하크 누리 상'으로 명명했다. 누리와 함께 아약스에서 뛰었던 동료들인 저스틴 클루이베르트, 아민 유네스, 케빈 딕스 등은 각자 다른 팀으로 이적한 뒤에도 누리가 달았던 34번을 등에 새겼다. 아약스 구단은 지난해 달성한 리그 우승을 누리에게 헌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