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중국과의 관세 협상, 인도-파키스탄 무력충돌 중재, 예멘 후티 반군과의 휴전, 영국과 무역 합의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숨 가쁜 한 주를 보냈다.
일련의 외교·무역 현안에서 성과들이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요란한 방식으로 'TV 쇼' 같은 거래만 성사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의 외교적 광풍으로 큰 도박이 성공의 신호로 돌아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그의 외교 및 무역 정책이 더 빠르고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는 증거가 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동시에 핵심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짚었다.
우선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11일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마치고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국 관세를 125%에서 10%로 90일간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요구 대부분을 들어주면서 중국과 관세 전쟁 휴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중국과 강 대 강으로 대치하던 끝에 가까스로 관세 전쟁 휴전에 돌입하며 화해 모멘텀을 만들어 냈으나, 결과적으로 승자는 중국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리서치 회사 트리비움 차이나의 공동 창립자인 트레이 맥아버는 블룸버그에 "미국이 물러선 것은 중국이 바랄 수 있었던 최고의 결과였을 것"이라며 "이로써 중국은 앞으로 어떤 협상에서든 미국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도 "이번 협상은 시진핑 주석의 국내 정치적 입지와 국제적 외교적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그는 이번 분쟁의 최대 수혜자"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나 가자 전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조용한 합의를 끌어내는 방식 대신 공개적인 협상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아직도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가자지구 전쟁을 해결하는 데 뚜렷한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약속했던 갈등(우크라이나·가자지구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모멘텀을 보여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 없다면 '새로운 접근 방식'도 '보여주기식' 협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일한 미국 기업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코리 샤이크는 "트럼프가 최근 성사시킨 거래에는 거래 조건과 상관없이 TV에 잘 어울리는 거래를 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12단계 과정을 계획하고 있지 않고, 대신 허공에 모자를 던지고 총을 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