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한국인의 매운맛'을 '세계인의 매운맛'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 개발과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는 활동으로 신라면의 '매운 즐거움'에 각국의 문화적 요소를 더해 '맛으로 즐기는 행복'을 전한다는 구상이다.
농심은 지난 7일 경북 구미공장에서 미디어투어를 열고 자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Spicy Happiness In Noodles'을 신라면의 글로벌 슬로건으로 설정해 라면 한그릇이 제공하는 매콤하고 행복한 순간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1970년대부터 일본의 라멘(Ramen) 대신 라면(Ramyun)으로 제품명을 표기하면서 지켜온 한국 라면으로서의 정체성을 알리겠다는 의미다.
세부 운영 방향은 'Glocalization'(글로벌 현지화)으로 정했다. 현지에 맞는 유연한 전략으로 세계화를 추진해 문화와 생활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 경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농심이 내수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게 된 근원적인 이유는 '한국의 정서'를 기반으로 표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신라면이 가진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입맛 겨냥한 '신라면 김치볶음면' 출시
농심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신라면 툼바에 이어 글로벌 소비자를 겨냥한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이마트에서 한정판매되며 올해 말부터 해외 수출을 진행한다.
해당 제품은 최근 트렌드인 스와이시(Swicy, Sweet+Spicy)를 반영해 한국식 매콤달콤한 맛을 조화롭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은지 농심 스프개발3팀 책임은 "신라면의 아주 강렬한 매운맛과 볶음김치의 그 달달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살린 그런 제품을 개발하고자 했다"며 "잘 볶아낸 볶음김치에서 추출한 맛과 향을 살린 페이스트에 참기름을 더해 한국적인 풍미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7~9일 열리는 '구미라면축제'에서 신라면 김치볶음면의 시식 행사를 진행했다. 라면축제 현장에서 맛본 신라면 김치볶음면은 매운맛보다는 단맛이 먼저 느껴졌다. 볶음김치의 새콤함과 향이 신라면 특유의 매콤함과 어우러지면서 색다른 풍미가 느껴졌다.
농심은 앞으로도 각국의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신라면 기반의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심 부문장은 "국물 베이스를 소고기에서 닭이나 해물로 바꾸거나 청양고추가 아닌 각지의 여러가지 매운 맛을 넣는 등 제품화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각국의 신라면이 나오면서 신라면의 세계관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먹고·즐기는 K라면… 브랜드 경험 기회 확대
'보고·먹고·즐기고'를 키워드로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추진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글로벌 한류 콘텐츠와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시켜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신라면 분식'을 통해 소비자들이 농심의 제품을 직접 먹어볼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할 예정이다. 2026년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국내 팝업스토어 오픈도 계획 중이다.지난달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진행한 글로벌 캠페인처럼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3대 겨울축제(하얼빈 빙설제·일본 삿포로 눈축제·퀘백 윈터 카니발) 등 세계인들이 모이는 축제에 참여해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도 이어간다. 오프라인 콘텐츠를 재가공해 자사 플랫폼에 올리는 등 온라인 마케팅도 병행할 예정이다.
심 부문장은 "신라면이 내년이면 40주년을 맞는다"며 "앞서 신라면에 한국의 모든 것들을 담았다면 이제는 (신라면이) 세계 각 나라의 문화와 어울릴 수 있게끔 하는 작업들을 본격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