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째 단식 농성 중이던 경기도의회 백현종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지난 4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의회

경기도의 복지 예산 삭감과 도 집행부 정무라인의 행정사무감사 불출석에 항의하며 삭발 및 단식 농성을 이어오던 국민의힘 백현종 대표가 10일째인 지난 4일 건강 악화로 긴급 병원에 이송되면서 경기도와 도의회의 극한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5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백 대표는 대폭 삭감된 복지 예산 복원과 행정사무감사 불출석에 대한 김동연 지사의 공식 사과, 비서·정무라인 파면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1층 로비에서 단식 농성을 벌여왔다.


농성을 이어가던 백 대표는 이날 오후 6시50분쯤 농성장을 찾은 최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의원과 만나던 도중 갑자기 어려움증과 탈수 증세를 보였다. 이에 주변에 있던 의원들이 119에 신고, 동수원병원으로 긴급 이송 응급처치를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이날 민생투어 현장으로 양평군과 여주시를 방문했던 김 지사는 밤 10시쯤 백 대표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20여 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 지사는 이날 아침에도 지역 일정 출발 전인 7시 50분쯤 농성 중인 백 대표를 찾았었다.

백 대표 병원 이송 전인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2차 총력 투쟁을 선언하며 도 집행부를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의 공식 사과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도지사실을 항의 방문하고, 김 지사 업무추진비 조사를 위해 당내 법률팀을 구성키로했다.


의총 직후 국민의힘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표 정치성 예산은 늘리고 도민 복지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며 "이 여파는 곳곳에 회복할 수 없는 생채기를 내고 있다"고 집행부를 강력히 성토했다.

이어 도지사실을 항의 방문했지만, 이날 지방 방문 일정이 있던 김 지사를 만나진 못했다. 도지사실로 들어가려는 국힘 의원들과 이를 막는 비서실 직원들 사이 고성과 비난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대립했다. 조혜진 비서실장은 부재중인 김 지사를 대신해 국힘 의원들을 만나 "도지사가 부재중이어서 문을 열어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집행부의 행정사무감사 거부 등으로 촉발된 경기도의회와 집행부의 극한 갈등은 백 대표의 단식 농성으로 이어지면 도정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정쟁의 장기화로 인해 경기도 내년도 예산안과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는 사실상 모두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