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HK금융파트너스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퇴직위로금으로 연봉 1년치를 지급한다./사진=흥국생명
흥국생명이 HK금융파트너스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퇴직위로금으로 연봉 1년치를 지급한다./사진=흥국생명


흥국생명이 오는 7월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HK금융파트너스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HK금융파트너스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최대 1년치 연봉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한다. 지난 2021년 자회사형 GA를 설립한 미래에셋생명(3월)이 지급한 퇴직위로금과 비교했을 때보다는 낮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흥국생명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이달 중순까지 자회사형 GA인 HK금융파트너스에 입사를 지원한 직원들에게 월 급여의 12개월분의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즉 1년치 연봉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흥국생명 1인당 평균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7600만원이었다. 흥국생명은 HK금융파트너스 입사 희망자를 공모한 후 최종 합격자에 한해 퇴직위로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7월 중 HK금융파트너스에 입사하게 된다.

흥국생명의 이번 지원 조건은 미래에셋생명보다 낮다. 지난 2021년 3월 미래에셋생명은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36개월분의 퇴직위로금과 1000만원의 새출발지원금을 지원했다. 같은 해 4월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한화생명과 동일한 보수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흥국생명도 한화생명과 동일하다.

이번 흥국생명의 제판분리는 2020년 이후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 KB라이프생명 이후 네 번째다. 동양생명과 라이나생명, 신한라이프 경우 기존 TM설계사 조직을 기존에 운영하던 자회사에 분리하는 형태로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자회사형 GA는 본사에 있는 설계사 조직을 떼어내 판매만 전담으로 하는 법인이다. 보험사들은 본사는 상품 개발, 자회사형 GA는 상품 판매를 각각 전담해 업무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보험전문성 고도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한다는 게 보험사 입장이다.

이에 따라 HK금융파트너스로 이동하는 설계사들은 판매 상품 다양화로 수익을 늘릴 수 있으며 흥국생명 경우 HK금융파트너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GA의 매출은 재무구조상 본사 매출로 잡힌다. GA 매출은 대부분 설계사에서 나온다. GA는 보험 판매 수수료라는 단일 매출 구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사가 매출 증대의 가장 큰 동력이다. 즉 설계사 규모가 보험사 매출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제판분리가 활발해지면 보험 소비자들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GA 소속 설계사를 만나 여러 곳의 보험 상품을 비교해보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보험을 선택할 수 있다.

보험사로서는 설계사 조직을 직접 운용하는 데 따른 비용을 줄이고 '고용보험' 등 변화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전속 채널을 가져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전속 설계사를 자회사형 GA로 이동시키기만 해도 고정 비용 중 30~40%는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전속채널을 위한 상품 공급만으로는 GA나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한 마케팅 우위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라며 "보험사의 판매자회사 설립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제판분리를 하면서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퇴직 위로금도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