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걷기좋은 길 10선

손 잡고 걷는 도심 나들이

전국 명산의 화려한 단풍이 기억 저편으로 저문다. 가을의 끝자락, 도심 속 알록달록한 걷기여행길에는 늦가을 정취가 가득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11월 걷기여행길은 도심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또 아이와 함께 하는 오붓한 나들이에 제격이다. 추천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두루누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심 단풍의 대명사격인 덕수궁 정동 코스. /사진=한국관광공사
도심 단풍의 대명사격인 덕수궁 정동 코스. /사진=한국관광공사
◆ 서울도보관광코스 덕수궁-정동(서울 종로구)
사철 언제라도 걷고 싶은 길이다. 작곡가 이영훈의 <광화문연가>가 가슴에 말을 거는 곳. 이문세의 목소리가 사랑스러워지는 거리다. 70년대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고, 떠나간 그를 잊지 못해 또 찾던 이 길은 조선의 마지막과 나약한 모습으로 출발한 대한제국의 모든 시간을 함께 했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 길을 걸으려면 ‘속도’는 잊어야 한다. 특히 바스락대는 낙엽 가득한 이 가을엔.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남산순환나들길(서울 중구)

‘서울의 허파’ 남산의 가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힐링로드다. 남산케이블카 앞 북측순환로 입구 안내소에서 남산순환버스정류장까지 3420m가 이어진다. 이 길은 오롯이 사람을 위한 배려의 길이다. 차량은 물론 자전거도 다닐 수 없다. 남산 둘레길 중 가장 길고 넓은 구간인데 업다운이 심하지 않아 휠체어나 유모차도 편히 지날 수 있는 무장애길이기도 하다. 점자 유도블록에 점자안내판까지 꼼꼼히 배치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봄에는 벚꽃 포인트, 가을에는 단풍 로드로 일년 내내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 길이다.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수원팔색길 지게길(경기 수원시)
수원의 대표적인 걷기길인 수원팔색길은 8가지 주제로 수원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그 중 지게길은 광교저수지와 광교산 일대를 둘러보는 길이다. 예전에는 광교마을과 파장초등학교를 이어주던 학생들의 등굣길이었으며 한때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이었다. 특히 광교저수지의 벚나무 데크길, 회화나무 가로수길, 한철약수터 등 도심 가까운 곳에서 풍요로운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길이 쉽고 거리가 비교적 짧아 가족단위 소풍으로 좋다.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설악누리길(강원 속초시)
설악누리길은 먼발치로 달마봉이 솟은 설악산의 수려한 경관이 보이고 설악산에서 자라는 식물이 한자리에 모인 설악산자생식물원과 연결된 산책로다. 이 길은 산, 바다, 호수 어느 하나 빼놓을 곳 없이 아름다운 도시 속초에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설악누리길은 도심과 인접해 찾아가기 쉽고 설악산국립공원에서는 해발고도가 가장 낮아 늦가을에도 단풍을 만날 수 있다. 설악산국립공원과 속초시 마을 경계를 넘나들며 이어지는 길은 척산족욕공원에서 마무리돼 따듯한 온천수에 발을 담가 추위와 피로를 풀 수 있다.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세종호수공원 C코스(세종특별자치시)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이듬해인 2013년에 세종호수공원이 열렸다. 총 면적이 70만㎡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공원이다. 호수공원에는 나무와 꽃이 가득하고 호수를 빙 둘러서 수상무대섬, 축제섬, 물놀이섬, 물꽃섬, 습지섬 등 다섯개 테마로 이뤄진 특별한 장소가 있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걷기 편한 길이 조성됐는데 십리 가까이 되는 이 길은 달리기에도 산책하기에도 그만이다. 세종호수공원은 ‘2017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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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원문화길 1코스 생태탐방길(충북 충주시)

충주는 예로부터 나라의 중심에 자리한 벌판이었다. 고구려 때에 ‘나라의 벌판’이란 뜻으로 국원성(國原城)으로 불렀고 신라 때에는 ‘가운데의 벌판’이란 뜻으로 중원(中原)이라 했다. 아울러 삼국시대부터 교통의 요지로 이곳을 차지하는 나라가 전성기를 맞이할 만큼 전략적 요충지였다. 하지만 지금의 중원 땅은 남한강이 대지를 적시는 평화로운 고을이다. 중원문화길은 충주의 대표적 문화유산과 풍요로운 자연을 둘러보는 길이다. 2코스 역사유적길이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길이라면, 1코스 생태탐방길은 탄금대에서 남한강을 따라 이어지며 여유롭게 도심의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대덕사이언스길 2코스(대전 유성구)
대덕사이언스길은 대덕연구단지의 기능과 비전을 널리 알리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대덕특구 일원의 산, 공원, 하천을 이어 휴양과 교육이 가능한 탐방길로 조성한 노선이다. 두 코스로 이뤄졌는데 1코스는 산이 중심이 되는 길이고 2코스는 탄동천과 갑천 주변의 가로수길이 중심이다. 특히 2코스는 가을이면 곱게 물든 가로수를 따라 도심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안동 호반나들이길 1코스(경북 안동시)

안동호반나들이길은 안동 시내에서 가까운(안동시청에서 약 3.5㎞ 거리) 곳에 있는 2.14㎞ 코스다. 월영교를 건너 우회전해서 약 150m 정도 가면 길 시작지점을 알리는 비석이 있다. 하지만 안동호반나들이길의 시작지점은 월영교라고 봐야 한다. 월영교 앞 안동물문화관 전망대에 올라 낙동강과 어울린 단풍의 풍경을 감상한다. 강을 오르내리는 유람선은 풍경의 덤이다. 안동호반나들이길은 낙동강변 산기슭에 만든 데크길이다. 길 시작지점에 있는 석빙고와 선성현객사, 월영대 비석, 길이 끝나는 법흥교 부근에 있는 임청각과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도 찾아보자.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창원둘레길 숲속나들이 1구간(경남 창원시)
숲속나들이길 1코스는 총 100㎞가 넘는 창원둘레길에서 옛 창원 지역을 이어간다. 특히 태복산 편백나무 숲길이 유명한데 곳곳에 약수터가 있어 식수 걱정 없이 걷는 장점이 있다. 전 구간에 걸쳐 도심과 가깝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을 따라 흙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태복산 편백나무숲길의 바통을 이어받는 봉림산의 대나무 숲길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며 사철 푸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곳곳에 탈출로가 있어 걷는 거리를 조절하기가 용이하다.

[박정웅의 여행톡] 낙엽 밟히는 그곳… '꿈길'을 걷다

◆ 무등산자락 무돌길 1~3코스(광주광역시)
무등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고 너른 산은 광주와 화순, 담양 땅에 닿아 있다. 무돌길은 무등산을 한바퀴 휘감는 길이다. 총 15코스 중 광주 북구에 속한 1~3코스는 도심에서 가까워 신발끈만 고쳐 매면 언제 어느 때라도 시동을 걸 수 있다. 3구간을 합쳐 7.5㎞로 산책 코스로 좋다. 들산재, 싸리재, 조릿대 등 이름부터 푸근한 옛길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의병장 김덕령을 비롯해 산 아래서 수백년을 지켜온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마을마다 녹아 있다. <자료·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 본 기사는 <머니S> 제514호(2017년 1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