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고영주. 사진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뉴시스
방문진. 고영주. 사진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뉴시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거취가 결정된다.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2일 오후 2시부터 제19회 정기 이사회를 열고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및 이사 해임 건의 결의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방문진은 고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만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계획을 바꿔서 해임 건의 결의안도 상정했다. 방문진법에 따르면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비상임으로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기철·이완기·최강욱 방문진 이사(여권 추천)는 지난달 23일 고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며 "2015년 8월 제10기 방문진이 출범한 이후 MBC는 공정성·신뢰도·경쟁력·영향력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끝없이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가 이렇게 된 일차적 책임은 김장겸 MBC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있지만 더 본질적 책임은 MBC의 공적 의무 실현과 경영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문진에 있다. 방문진 운영을 주도해온 고 이사장은 더 이상 역할을 수행할 수 없고 수행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 이사장 불신임 및 해임 건의 결의안은 사실상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문진 이사회는 총 9인으로 구성된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여야 구도가 3대6이었지만 지난달 유의선·김원배 이사(야권 추천)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3대4로 바뀌었다.


지난달 26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석인 이사직 두 자리에 김경환 상지대학교 교수,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보궐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방문진 이사회의 여야 구도는 한달 만에 3대6에서 5대4로 역전됐다. '재적 이사의 과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는 방문진법에 따라 여권 추천 이사 5명의 힘만으로 고 이사장을 퇴진시키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고 이사장 불신임 및 해임 건의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고 이사장은 해임 사유를 살펴보고 부당하다면 해임무효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