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 의혹 정점에 서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52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지난 1년 동안 검찰 포토라인에 네 번째 섰다"며 "이게 내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년간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의 수사가 이어져 온 데 대한 불만과 스스로의 다짐을 에둘러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전 수석은 '불법 찰 혐의를 인정하는가'는 등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들어가겠다"며 "검찰에서 충분히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우 전 수석은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전략국장 등과 공모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하고, 비선 보고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이 전 감찰관 등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했는지, 비선 보고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인 및 단체 지원 배제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추 전 국장을 수사하면서 공직자 사찰, 우 전 수석에 대한 비선 보고 의혹 등 정황을 포착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26일 우 전 수석의 서울대학교 법학과 84학번 동기이자 친밀한 사이로 알려진 최 전 차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우 전 수석도 이에 응한 만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