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가 비대면 진료 시장을 이끌고 있다./사진=블루앤트 |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45)가 비대면 진료 시장을 열어젖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여파로 비대면 진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비대면 진료 누적 건수는 지난 15일 기준 371만985건에 달했다.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초기였던 2020년 2월말 기준 2만4727건보다 150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비대면 진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블루앤트가 운영하는 올라케어는 최근 공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2019년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블루앤트를 설립한 이후 지난해 8월 8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를 론칭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올라케어가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에도 모든 사람들이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 수요 급증…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 돌파
![]() |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는 지난해 8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를 설립했다. 올라케어는 ‘올바른 라이프 케어’의 줄임말로 론칭 초기 만성질환, 경증질환 환자 위주 진료에서 현재는 코로나19 일반관리군 재택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사진=올라케어 |
김성현 대표는 LG전자와 삼성SDS를 거쳐 2018년 메디센서 사업총괄 사장을 맡으며 의료업계에 발을 들였다. 디지털 업무와 사업기획, 전략, 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올라케어는 ‘올바른 라이프 케어’의 줄임말로 론칭 초기 만성질환, 경증질환 환자 위주 진료에서 현재는 코로나19 일반관리군 재택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직장인, 경증질환자,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만성질환자에 주목했다. 팬데믹에 병원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필요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라케어로 비대면 진료를 받은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여성들이 40%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30대 초반, 40대 초중반 남성 순으로 비교적 젊은 층의 사용자가 많았다.
올라케어의 성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궤를 함께한다. 지난 2월 기준 올라케어 앱 누적 다운로드와 진료 건수는 각각 100만건과 150만건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나섰다.
올라케어가 주목을 받은 것은 정부의 방역체계가 재택치료 중심으로 바뀌면서다. 재택치료 역량을 고위험군에 집중해 사망과 위중증 환자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일반관리군은 전화 진료를 통해 건강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
이에 올라케어는 지난 2월14일부터 ‘코로나 전담 재택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라케어 앱을 통해 호흡기의원으로 등록된 병원으로 연결돼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진료비부터 조제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약 배송비 지원을 통해 처방받은 약은 서울권은 당일 배송, 전국권은 택배 배송으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비대면 진료 우려 이해… 소통·혁신으로 극복”
비대면 진료는 법적으로 뒷받침된 진료 행위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에 한시적으로 적용됐기에 유행이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갈 경우 자동 종료된다. 비대면 진료가 지속하려면 관련법 정비, 국민 공감대 형성, 의료계 동의 등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비대면 진료가 이미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음을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유행 이후 비대면 진료 와 약 배송이 감염질환의 보편적 진료 방법으로 부상했다”면서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비대면 진료 비중은 현재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비대면 진료 자체가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대면 진료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통과 혁신으로 극복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처방약 오배송이나 약물 오남용 등 우려하는 부분을 이해한다.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처방과 조제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할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비대면 진료가 의료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바람직한 서비스로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비대면 진료는 각 국가의 의료 서비스 상황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이 다르게 부여될 수 있다.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의사회·약사회 등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국내 비대면 진료는 그 논의 과정을 거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라케어의 운영사인 블루앤트는 의·약사 커뮤니티 플랫폼 닥플을 통해 실시간으로 의료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의료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높은 업계 이해도를 바탕으로 올라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 |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 약력./인포그래픽=김영찬 기자 |
비대면 진료 확대 공약, 불확실성 없어질까
김 대표는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시장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 확대 공약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윤 당선인은 비대면 진료를 팬데믹 이후에도 이어가야 한다며 우선 도서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확대한다고 공약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지적하는 우려 사항들은 기업의 투자가 수반돼야 해결 가능한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정책 방향과 절차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기업의 투자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엔데믹 국면에서 비대면 진료만이 아닌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는 “기술 혁신을 통해 현재 제공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를 넘어 개인의 건강 전반을 관리하고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