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채권시장을 살펴보면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하며 양적완화 축소 시행의 지연으로 인해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간 약세를 보이던 장기물의 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됐으며, 크레딧 채권의 경우 국고채 금리의 하락폭을 따라가지 못해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채권시장의 가장 큰 이유는 9월에서 넘어온 양적완화 축소 여부다. 또한 미국의 정치 리스크, 이탈리아 리스크 등이 상존해 있다.

우선 10월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경제지표에 대한 추세적 전망이 1개월의 짧은 시간 동안은 뒤집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10월 이후 차기 FOMC회의가 12월로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은 조용히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월 채권시장과 관련해 예상 금리 레인지로 국고3년은 2.75~2.90%, 국고5년은 2.95~3.15%, 국고10년은 3.35~3.55%를 기록할 것이라며 듀레이션은 중립 이상, 캐리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경제지표들에 대한 확인 과정은 박스권 내 등락을 이루는 요소로 판단하며 일부 지표들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더라도 추세에 대한 강한 믿음을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세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기회복세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훼손되는 상황을 배제하면 테이퍼링 연기에 따른 금리 하락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국내 장기금리가 6월 FOMC 이후 금리 하단에 점차 근접하고, 단기금리도 6월 FOMC 이전 수준에 도달하며 강한 하방경직성이 확인된 점에 비추어볼 때 추가적인 금리 하락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재정 관련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중순까지 단계적인 차익실현 및 듀레이션 축소에 나설 것"을 권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10월 회사채시장은 박스권 내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 이탈리아 등 대내외 이슈로 인해 국내시장이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케어(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안) 1년 연장, 임시예산 편성 등을 둘러싸고 정부 폐쇄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경우 베릴루스코니의 탈세혐의로 빚어진 정치 리스크가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 회사채시장의 경우 불확실성에 휘둘리는 모습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그간 몇차례나 지적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최근의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으로 유동성 위험 기업으로 지목받고 있는 대기업 계열에 대한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악화되어 해당 기업들의 조달 여건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라며 "작년 웅진그룹 법정관리 이후 차이가 커지고 있는 우량-비우량 등급간 금리 격차는 확대될 수밖에 없어 한계기업들로서는 대체자금 조달 수단 마련이 시급해졌다"고 밝혔다.

다만 황 애널리스트는 "채권은행들의 부실여신 증가와 그에 따른 충당금 적립부담은 은행채 펀더멘털에 부정적이지만 바젤Ⅲ 시행을 앞두고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보완 자본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어 크레딧 위험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로 크레딧 채권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량 크레딧 채권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라며 "시장의 양극화로 일부 한계기업들의 크레딧 이벤트 발생에도 우량 등급 크레딧 채권의 매수 기반은 견고하며,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먼저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한국 채권시장이 아시아 신흥국시장에서 안전한 투자처(Safeheaven)로 대접받으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채권 섹터 중에서는 우량등급의 크레딧 채권이 위험과 수익률 측면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는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