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수직 상승하던 금값은 지난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선까지 치솟았다가 2013년 급락해 지난달 28일 현재 1190달러선을 기록했다.
한때 천정부지로 솟았던 금값이 떨어지면서 인기가 시들했으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데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리스 디폴트 위기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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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정회성 기자 |
◆다시 부는 금 투자 열풍
금값이 떨어지면서 골드바 판매량이 급증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대비 올해 4월의 골드바 판매량은 544%나 상승했다. 지난 4월 금값이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크게 유입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까지 시가 5000만원에 달하는 1㎏ 골드바 판매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액 골드바 판매가 전체의 70% 비중을 보인다. 주된 구매층이 부유층에서 중산층과 서민층으로 옮겨간다는 얘기다. 소액 골드바는 시가 200만원 상당의 37.5g(10돈)과 10g(50만원대)이 대부분이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최근 국제 금값은 미국달러와 증시 강세영향 등으로 동력을 상실해 상승랠리를 마감하면서 골드바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이 온스당 1190달러선에 머물고 있으니 금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쉽게 말해 여름에 햇빛을 가리기 위한 밀짚모자를 겨울에 싸게 사라는 얘기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지점장은 “당분간 금값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점에서 바닥을 다지는 것과 근접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결국에는 금값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금에 투자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처마다 가격 제각각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금 판매처도 다양해졌다. 금거래소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홈쇼핑 등에서도 금 판매가 활발하다.
우선 시중은행부터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지난 2003년 은행권 최초로 전국 영업점에서 골드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경우 PB센터 위주의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다 최근 전국 영업점으로 골드바 판매를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3년 3월 PB센터 등 64개 일부 매장에서만 골드바를 판매하다 지난해 12월 전국 영업점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지난 2013년 10월 일부 점포에서 시범 판매하던 우리은행도 지난해 8월부터 990여개 전국 영업점으로 판매범위를 늘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를 시작하다 올해 1월부터 전국 영업점 판매를 실시했다.
홈쇼핑을 통해서도 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더구나 홈쇼핑은 무이자 카드 할부, 사은품 등을 끼워 판매하는 등 고객 사로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골드바를 매입할 경우 예상치 못한 함정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소비자문제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의 조사결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골드바 가격이 금거래소보다 최대 50% 높아 바가지 금값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금 역시 금거래소보다 조금 더 비싸다. 금은 순도와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이라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시중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도 금거래소로부터 대행 판매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지난해 한국표준금거래소를 기준으로 시중은행, 홈쇼핑 등 유통채널에 따른 가격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홈쇼핑의 금값이 가장 높았고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가격은 금거래소에 근접했다.
금테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단기시세차익보다는 중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골드바는 배당소득세가 없다. 특히 매매차익에 세금이 매겨지지 않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입 시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또 골드바 제작비용 등 5%가량의 수수료도 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금값이 약 15% 넘게 올라야 매매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금 투자 위한 다양한 방법
목돈이 있어야만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과거에는 부자만 하는 투자수단으로 여겨졌지만 투자성향, 자산규모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다.
예컨대 금통장, 금펀드 등 금과 관련된 상품에 투자하는 간접투자가 있다. 금통장은 실물 거래 없이 통장에 돈 대신 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금이 실물로 오고 가진 않지만 금에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납입시점의 금시세에 따라 통장에 금이 쌓이고 금값이 오르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원화가 아닌 달러화기 때문에 금시세뿐만 아니라 환율도 잘 살펴야 한다. 금통장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예금보험공사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금펀드는 국제 금값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으로 소액투자자가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소액으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매입 시 부가가치세를 낼 필요는 없으나 배당소득세 15.4%가 발생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금과 관련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금과 관련돼 있지만 회사의 성장률은 금 하나만 연관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투자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은 통화가치 하락이나 급격한 경기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상품”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금 관련 상품은 원금보장이 되지 않으므로 일반소비자들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소액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