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차드씨가 아마존 무인드론으로 배송을 받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
지난해 12월7일(현지시간) 오후 2시2분. 영국 캠브리지셰어에 사는 리차드씨는 자신의 집 소파에 앉아 태블릿PC로 아마존에 접속한 후 파이어TV 셋톱박스와 팝콘 한봉지를 주문했다.
주문은 캠브리지에 위치한 아마존 연구소로 전송됐다. 주문을 확인한 아마존 직원은 즉시 상품들을 준비해 직사각형의 상자에 포장한 뒤 컨베이어 벨트에 올렸다. 4.7파운드(약 2.17kg) 무게의 상자는 드론에 탑재됐고 곧 하늘로 날아올랐다.
드론은 조종하는 사람 없이 홀로 10분 가까이 날아 리차드씨의 집 마당에 상자를 가뿐히 내려놨다. 같은 시간 드론이 출발한 연구소의 배송추적시스템에는 배송완료 메시지가 떠올랐다. 시간은 오후 2시15분. 역사상 첫 드론의 상업적 배송은 불과 13분만에 완료됐다. 비록 아마존이 설정한 상황이지만 공식 장부에 기록된 첫 무인배송 사례다.
◆ 드론산업 크는데… 드론배송 전망은 엇갈려
드론은 핵심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리서치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드론 출하량이 전년대비 39% 증가한 300만대에 이르고 시장규모는 6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드론산업이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이유는 다양한 산업현장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고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낼 수 있어 이미 방위산업과 항공촬영 분야 등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공중에 떠 있다는 장점만으로도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업무에서도 높은 가능성을 보인다.
‘물류’ 또한 드론이 활용될 여지가 많은 산업으로 여겨진다. 인간이 행하던 배송을 드론이 대신할 경우 배송시간 단축과 인건비 절감 등 수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물류업계가 그리는 청사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CJ대한통운 등 물류업계가 지속적으로 기술연구와 투자를 진행 중이다.
![]() |
아마존 프라임에어 서비스에 사용되는 드론. /사진=아마존 제공 |
아마존은 이런 청사진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부터 드론을 이용한 ‘30분 배송’을 공언하고 아마존프라임에어서비스를 준비해 첫 상업운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난 3년간 회의론에 시달려왔으며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물류업계가 드론에 회의적인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의 부재다. 드론배송이 만들어내는 가치가 드론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것. 드론배송을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막대한 기술과 인프라투자가 필요한 반면 이로 인해 창출되는 가치는 ‘비용절감’에 불과하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거나 수백명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면 비용절감을 위해 필요한 기술개발은 산적해있다. 우선 물류허브에서 배송지로 자동 운항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야 한다. 사람이 드론을 일일이 조종해야 한다면 드론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전무하다. 아마존 프라임에어가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캠브리지 연구소는 근처에 위치한 주택의 주소지를 지정해뒀고 드론은 배송정보를 읽어 입력된 위치에 알아서 물건을 가져다놓고 연구소로 복귀한다. 비행과정에서 마주치는 장애물은 스스로 인식해 피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도 당장 경제적 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드론은 배터리 수명의 한계로 30분 이상의 장거리배송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작한 드론배송의 서비스 왕복거리는 10마일(16.1km)이 한계다. 첫 상업운행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아마존프라임에어 역시 특정구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시범사업 수준에 그친다고 평가받는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특히 복잡한 도심지역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다양한 측면에서의 고도화가 선행돼야 한다.
규제도 드론배송을 막아서는 장애요인이다. 아마존의 첫 드론배송이 본사가 있는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이뤄진 이유도 규제 때문이다.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FAA)은 지난해 상업용 드론의 운행규정을 확정했지만 조종사가 드론을 볼 수 있게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는 등의 조항을 포함시켰다. ‘자동운항’을 전제로 하는 물류서비스에는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이룬 성과는 분명 혁신적이지만 이런 성과가 현실 물류업에 적용되려면 규제완화 뿐 아니라 기술적 진보와 빅데이터 확보, 인식 제고 등을 이뤄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의 예측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현실화 위한 노력
그럼에도 물류업계에서는 드론배송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국가차원에서 상업용 드론의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고도제한을 완화하고 비행구역제한도 금지지역만 설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꿨다. 야간 혹은 비가시권 운행을 허용하는 특별승인제도 검토 중인데 이 경우 배송용 드론 발전의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들은 단순히 기술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이나마 현실적용 폭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연구를 전환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기술고도화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UPS의 사례다. UPS는 최근 트럭에서 발진하는 드론을 선보였다. 배송기사가 차량을 운행해 배송을 하는 동안 차량 위에서 드론이 발진해 주거지역으로 물품배송을 수행하고 다시 차량으로 복귀하는 시스템이다. 시험비행을 통해 배송기사가 한건의 배송 처리를 하는 동안 드론은 다른 한건의 배송을 완료했다.
물류업계가 드론에 회의적인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의 부재다. 드론배송이 만들어내는 가치가 드론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것. 드론배송을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막대한 기술과 인프라투자가 필요한 반면 이로 인해 창출되는 가치는 ‘비용절감’에 불과하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거나 수백명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면 비용절감을 위해 필요한 기술개발은 산적해있다. 우선 물류허브에서 배송지로 자동 운항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야 한다. 사람이 드론을 일일이 조종해야 한다면 드론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전무하다. 아마존 프라임에어가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캠브리지 연구소는 근처에 위치한 주택의 주소지를 지정해뒀고 드론은 배송정보를 읽어 입력된 위치에 알아서 물건을 가져다놓고 연구소로 복귀한다. 비행과정에서 마주치는 장애물은 스스로 인식해 피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도 당장 경제적 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드론은 배터리 수명의 한계로 30분 이상의 장거리배송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작한 드론배송의 서비스 왕복거리는 10마일(16.1km)이 한계다. 첫 상업운행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아마존프라임에어 역시 특정구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시범사업 수준에 그친다고 평가받는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특히 복잡한 도심지역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다양한 측면에서의 고도화가 선행돼야 한다.
규제도 드론배송을 막아서는 장애요인이다. 아마존의 첫 드론배송이 본사가 있는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이뤄진 이유도 규제 때문이다.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FAA)은 지난해 상업용 드론의 운행규정을 확정했지만 조종사가 드론을 볼 수 있게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는 등의 조항을 포함시켰다. ‘자동운항’을 전제로 하는 물류서비스에는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이룬 성과는 분명 혁신적이지만 이런 성과가 현실 물류업에 적용되려면 규제완화 뿐 아니라 기술적 진보와 빅데이터 확보, 인식 제고 등을 이뤄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의 예측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현실화 위한 노력
그럼에도 물류업계에서는 드론배송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국가차원에서 상업용 드론의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고도제한을 완화하고 비행구역제한도 금지지역만 설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꿨다. 야간 혹은 비가시권 운행을 허용하는 특별승인제도 검토 중인데 이 경우 배송용 드론 발전의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들은 단순히 기술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이나마 현실적용 폭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연구를 전환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기술고도화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UPS의 사례다. UPS는 최근 트럭에서 발진하는 드론을 선보였다. 배송기사가 차량을 운행해 배송을 하는 동안 차량 위에서 드론이 발진해 주거지역으로 물품배송을 수행하고 다시 차량으로 복귀하는 시스템이다. 시험비행을 통해 배송기사가 한건의 배송 처리를 하는 동안 드론은 다른 한건의 배송을 완료했다.
![]() |
/사진=UPS코리아 제공 |
드론의 비행가능 시간은 30분에 불과하지만 배송을 마치고 돌아오면 트럭에 스스로 도킹해 충전을 실시한다. 장거리 운행이 불과한 드론을 효율적으로 배송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새 가능성을 연 것이다.
마크 월러스 UPS 부사장은 “이번에 진행한 드론 시험비행은 한건의 배송을 위해 수십마일을 이동해야 하는 지방 배송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삼각형 형태의 배송 경로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배송차량에서 드론을 띄워 한건의 배송이라도 처리한다면 주행거리로 인한 비용 손실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역시 기술 활용 측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4월 ‘물품 배송을 위한 무인기를 탑재한 공중 조달 센터’라는 이름의 특허를 신청했다. 물류 창고 역할을 하는 비행선이 공중에 뜬 채 드론이 비행선과 수요지를 오가며 물품을 배송하는 형태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드론이 배송지에 착륙하는 것이 아닌 공중에서 낙하산을 이용해 상품을 떨어뜨리는 방법도 특허출원했다. 지상착륙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기 위함이다.
해외와 달리 국내 물류업계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택배업계도 관심을 가지고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주거 밀집도가 높은 국내 환경에 적용할 만한 마땅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드론전용 공용택배함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긴 하지만 현실적용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마크 월러스 UPS 부사장은 “이번에 진행한 드론 시험비행은 한건의 배송을 위해 수십마일을 이동해야 하는 지방 배송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삼각형 형태의 배송 경로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배송차량에서 드론을 띄워 한건의 배송이라도 처리한다면 주행거리로 인한 비용 손실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역시 기술 활용 측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4월 ‘물품 배송을 위한 무인기를 탑재한 공중 조달 센터’라는 이름의 특허를 신청했다. 물류 창고 역할을 하는 비행선이 공중에 뜬 채 드론이 비행선과 수요지를 오가며 물품을 배송하는 형태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드론이 배송지에 착륙하는 것이 아닌 공중에서 낙하산을 이용해 상품을 떨어뜨리는 방법도 특허출원했다. 지상착륙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기 위함이다.
해외와 달리 국내 물류업계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택배업계도 관심을 가지고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주거 밀집도가 높은 국내 환경에 적용할 만한 마땅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드론전용 공용택배함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긴 하지만 현실적용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