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민 중 과반은 작년보다 소비지출을 늘릴 계획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다만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심리가 엇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실제 지출을 뒷받침할 여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8%는 올해 소비지출을 전년 대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득수준에 따라 소비계획의 차이를 보였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 하위 40%(1~2분위)는 올해 소비를 작년에 비해 줄일 것이라 응답했고 상위 60%(3~5분위)는 소비를 늘릴 것이라 응답했다.
2026년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소비인식 변화(생활환경․가치관 변화, 18.7%) ▲취업 기대 및 근로소득 증가(14.4%) ▲물가안정(13.8%)을 꼽았다. 반면 지출을 줄이는 이유로는 ▲고물가(29.2%) ▲실직 우려 또는 근로소득 감소(21.7%) ▲자산 및 기타소득 감소(9.2%)를 들었다.
한경협은 소비 여력 자체는 회복이 더디지만 주식 등 자산가치 상승이 소비심리 개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했다.
올해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리스크로 응답자의 44.1%가 '고환율·고물가 지속'을 지목했다. ▲세금·공과금 부담 증가(15.6%) ▲민간부채 및 금융불안(12.1%) 등도 소비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소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국민 절반(53.3%) 이상이 2026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 하반기(22.4%) ▲2027년(19.3%, 상반기 13.9%,+하반기 5.4%) ▲2028년 이후(11.6%) 순이었다.
소비 확대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가계의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다. 가계 소비 여력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1.2%가 부족하다(▲부족 30.6% ▲매우 부족 10.6%)고 답했다. 충분할 것이라는 응답은 8.3%(▲충분 6.9% ▲매우 충분 1.4%)로 부족 응답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한편 올해 소비 여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국민들은 ▲부업·아르바이트(34.0%) ▲예적금 등 저축 해지(27.4%) 등을 통해 추가 소비 여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한경협은 소비 계획에 비해 실제 소비여력이 부족하거나 향후 소비 회복이 일부 계층에 국한될 경우 내수진작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며 실질 소비여력 제고와 저소득층의 소비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비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에 대해 국민들은 ▲물가·환율 안정(44.0%)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9.2%) ▲생활지원 확대(12.3%)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가계 소비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도 올해 소비지출은 다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득공제 확대, 개별소비세 인하 등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지원책과 함께 대형마트 규제 해소 등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내수회복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