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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11일)를 일주일여 앞둔 3일 서울 강서구 화곡역사거리에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3.10.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윤석열 정권에 힘을 실어주겠다." "보궐선거를 초래한 당사자를 뽑진 않겠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일을 이틀 앞둔 4일, 선거에 대한 강서구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날 강서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보궐선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등촌동에서 만난 75세 남성 김모씨는 "우리 나이대가 다 그렇듯 나도 보수"라며 여당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것은 없고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다. 힘이 나눠지면 분란만 강해지니 않느냐"고 이유를 설명했다.
화곡동에 거주하는 이모씨(57)도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서 한 게 뭐가 있느냐. (이재명 대표) 방탄이나 하지 않았느냐"며 "윤석열 대통령도 아주 잘한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됐으니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서구의 한 부동산에서 근무하는 60대 여성 A씨는 "여당 후보에는 투표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비용 40억원은 애교로 봐달라'는 김태우 후보의 발언에 대해 "말이 되느냐"라거나, 김 후보의 공천에 대해 "(실형 선고) 3개월 만에 또 공천을 준 것인데 강서구와 구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견용품을 판매하는 37세 여성 박모씨도 "누구를 찍을지는 정하지 못했지만 전에 (구청장을) 했던 분은 안 찍을 것"이라며 "(유죄 판결 등에) 엮였다가 벗어나서 다시 나온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선거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주민도 있었다. 내발산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남성은 "요새 솔직히 정치인들 모두 믿지 못하겠다. 꼭 투표소에 가야 한다면 무효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은 저조하다. 대략 20%대 중반, 30%대 초반 사이다. 평일에 열리는 데다 관심도 역시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지역에서 체감한 분위기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정치 이벤트가 흥행 면에선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기록할 조짐이 다분했다.
주민들의 높은 관심에 비례하듯, 강서구 곳곳에선 1번부터 7번까지 후보들의 열띤 선거 유세가 벌어졌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는 진교훈 더불어민주당·김태우 국민의힘·권수정 정의당·권혜인 진보당·김유리 녹색당·이명호 우리공화당·고영일 자유통일당 후보(기호순)가 경쟁하고 있다. 본투표는 11일이지만 사전투표 시작일인 6일이 바짝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기 역시 끓어오르고 있었다.
역세권이나 번화가에선 후보들이나 선거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유세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과 관계 없는 국회의원까지 차량 유세를 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전초전'으로 평가받고 있어 여의도 정치권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강서구 내 지역구 세 곳이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라 야권에 유리한 지형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엔 여당 소속 김태우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된 바 있다.
한편 여야 지도부는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이날(5일) 집중유세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퇴근 시간대 각각 화곡역과 발산역 일대에서 집중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