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해수호 55용사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기 전 울먹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해수호 55용사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기 전 울먹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뒤 유가족 등의 반응과 윤석열 대통령의 소회를 전하며 보훈을 강조해온 국정 기조를 뒷받침했다.

2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이후 유가족과 예비역 군인 등이 국방부와 대통령실에 격려를 보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제야 조금 정상적으로 나라가 가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많은 말씀을 주셨다"며 "지금 국방부나 대통령실, 안보실에서도 많은 격려를 받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반응을 두고 고무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과거와 달리 대규모로 준비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통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희생된 분들은 확실히 예우하고 존경하겠다는 윤 대통령 의지가 재차 명확하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도 천안함 희생 장병인 전준영씨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킨 영웅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지난 정부에서 서해수호 전사자나 유족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던 이력이 있었다"며 "그것을 정상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서해수호의 날 생중계 영상은 전날 기준으로 조회 수가 17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반향이 큰 상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무거운 심정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행사 계획이 보고됐을 당시 천안함 피격 희생 장병 등 전사자 현황이 함께 보고됐는데, 대다수가 전사 당시 19~20세인 것을 보고 윤 대통령이 목이 메여 말을 제대로 잊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행사 당시에도 서해수호 용사 55인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롤 콜'(roll-call)을 할 때 울먹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장병을 생각하면 어찌 평정을 유지할 수 있나"라고 롤 콜 때 감정을 전했다.

김건희 여사를 포함해 군 관계자와 다른 행사 참석자들도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고인을 기렸다.

한 행사 참석자는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여러 번 참석했는데, 이번 행사가 가장 짜임새가 있었다"며 "대통령의 진심이 그대로 우러나와 전달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향후에도 보훈 행사에서 필요할 경우 롤 콜 형식으로 영웅을 소환해 사회적 기억으로 남긴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승격 및 재외동포청 신설 정부조직법 공포안 서명식에서도 '기억'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이 존중받고 예우받는 보훈문화의 확산"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명식에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윤영하 소령의 부모 등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을 초청해 국가보훈부 승격을 함께 기념했다.

대통령실은 국가보훈처가 보훈부로 승격되는 만큼 보훈부에서 생존 장병이나 유가족을 위한 새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