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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주요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점유율을 모두 더해도 중국 CATL에는 못 미쳤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확대 가능성이 큰 북미 시장을 공략해 CATL을 추격할 예정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점유율 39.1%를 기록,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14.9%), 삼성SDI(5.2%), SK온(6.4%)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12.6%포인트 높았다.
매출도 CATL이 국내 배터리 3사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CATL은 지난해 매출 345억5700만달러(45조여원)를 거두며 시장 점유율 27.5%를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53억9100만달러(20조여원·12.3%), 삼성SDI는 74억7800만달러(약 9조7500억원·6.0%), SK온은 58억2100만달러(약 7조6000억원·4.6%)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점유율은 CATL이 국내 배터리 3사(총 22.9%)보다 4.6%포인트 컸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CATL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CATL이 중국 내수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점을 감안, 국내 업체들이 추격하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에서 시장이 확대돼야 하는데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SNE리서치는 "현재 자동차 주문자위탁생산(OEM)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자체 배터리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배터리업체와의 합작법인(JV) 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공장들이 정상 가동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구도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은 CATL를 꺾기 위해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줄 전망이다. IRA가 중국을 겨냥해 만들어진 만큼 북미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CATL이 포드와 함께 북미 합작공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당 계획이 IRA를 우회하는 편법인 점을 고려하면 무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000억원을 들여 신규 원통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총 생산능력은 43기가와트시(GWh)로 북미 소재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공장 중 사상 최대 규모다. 4조2000억원을 투자해 27GWh 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고 같은 부지에 3조원을 별도로 투자해 총 16GWh 규모 ESS LFP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투자금은 25억달러(3조2500억여원) 이상으로 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23GWh로 시작해 경우에 따라 33GWh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켄터키주에 연산 43GWh 규모 배터리 공장 2곳, 테네시주에 43GWh 배터리 공장 1곳 등 총 129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투자금은 총 10조2000억원으로 계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