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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난 크래프톤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하락세다. 일각에서는 공모로 쌓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다는 것에 대해 '자충수'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크래프톤의 별도기준 이익결손금은 4096억원 상태로 '마이너스'다.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전환하게 되면 손실을 모두 충당하고도 2조원이 이익잉여금으로 쌓이게 된다.
현행 상법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있어야만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이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이익 결손 상태여서 자본잉여금이 많아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의 주가부양책이 불가능했다.
이익잉여금 계정전환으로 배당 여력이 확보된 만큼 향후 회사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4일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이익결손은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으로 충당하고 이후 더 많은 수익으로 배당 여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정석이다. 크래프톤의 자본잉여금 전입은 회사의 수익이 아닌 공모자금으로 모은 돈을 배당으로 돌리는 것이어서 회사의 '수익창출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게임회사는 상장시점에서 자산가치보다 수익창출 능력 즉 미래수익가치를 높게 평가해 높은 공모가를 형성하고 주가를 유지하게 된다. 이번 결정으로 수익성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다면 결과적으로 자산가치까지 갉아먹을 수 있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크래프톤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 자금의 70%를 글로벌 인수합병(M&A)에 활용할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공모자금의 절반가량을 주가 부양에 투입한다면 앞으로 공격적인 M&A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크래프톤은 전거래일 대비 6500원 하락한 28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크래프톤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주가는 오전 11시 50분께 28만6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