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너일가 곳간만 두둑?… 집나간 배터리 속내는

[머니S리포트-'물적분할' 딜레마②] LG에너지솔루션, 자금조달 시나리오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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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내부 전경/사진=뉴스1
LG화학 내부 전경/사진=뉴스1
공은 LG화학에게 넘어왔다. 오는 12월1일. LG화학의 바람대로 배터리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새롭게 출범한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배터리 부문 분사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까지 나서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등 업계 우려가 증폭된 상황에서 하루빨리 ‘세계 1위’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게 신설법인의 최대 과제다.

관건은 투자 재원 확보다. ‘자금 조달’을 분할 목적으로 밝힌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향후 시설투자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가 이번 분사의 핵심 키워드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외부차입. 다만 업계에선 분할 전에도 시도하지 않았던 차입을 분할 후에 시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신설법인의 부채비율(72.1%)을 고려하면 외부차입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 측도 아직까지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IPO) 전후 LG에너지솔루션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될까.



시나리오① 구주 매각… 화학을 위한 조달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경우의 수는 구주 매각이다. LG화학이 보유하게 될 배터리 주식 100% 중 일부를 매각하는 것이다. LG화학이 보유할 배터리 주식 100% 중 30%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 이렇게 되면 신설법인 주주는 LG화학 70%·제3자 30%가 된다.

다만 이 경우 화학이 매각한 30%의 지분매각 대금은 화학의 법인계좌로 입금된다. 이것은 화학의 재산이 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배터리 신설법인을 위해서는 쓸 수 없다. 화학과 배터리 신설법인은 주주 구성도 다르고 과거와 같이 화학이 배터리 법인의 100% 주주도 아니기 때문. 만약 이를 무시하고 화학이 임의대로 배터리 법인을 무상 지원했을 경우 ▲업무상 배임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부당지원 등의 이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 오너일가 곳간만 두둑?… 집나간 배터리 속내는
결국 구주 매각은 배터리 신설법인이 아닌 화학을 위한 조달이 되는 셈이다. 반면 구주 매출에 따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현금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물적분할과 구주 매각을 거쳐 일반 주주가 화학으로부터 배당받을 경우 배당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시나리오② 유상 증자… 배터리 자금 조달 방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다. LG화학이 100%인 상태에서 배터리가 신주를 약 30% 발행하면 주주구성은 화학 약 76%·제3자 약 24%가 된다. 주주구성은 구주 매각과 동일하게 70%·30%로 맞출 수 있다. 유상증자의 특징은 증자로 조달된 자금이 화학 계좌가 아닌 배터리 계좌로 입고된다는 점이다. 구주 매각과 가장 큰 차이다.

화학이 아닌 배터리 계좌로 입고되기 때문에 유상증자 방안은 LG화학 측이 밝힌 ‘배터리 발전자금 조달 방안’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불가피하지만 지배 주주의 지배권 상실 위험은 낮다. 물적분할은 화학이 100% 주주인 상태에서 희석이 시작되기 때문. 반대로 LG화학이 인적분할을 했다면 유상증자 시 지분이 ㈜LG의 33.34%에서 시작되므로 지배권이 약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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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배주주 입장에선 화학이 보유한 물량 중 일부를 상장 전이건 후이건 구주 매각을 통해 화학의 계좌로 입고시킨 뒤 이를 ㈜LG에 배당시키고 다시 이로부터 배당받아 회수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면서 “지배권이 희석되기 때문에 제휴 파트너에게 ㈜LG가 보유한 배터리 주식을 팔거나 배터리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가장 현실적인 것은 외부 차입과 기업공개 시 일부 구주 매출 및 유상증자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배터리 신설법인이 고객사인 테슬라·폭스바겐·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로부터 동등하게 지분투자를 받는 시나리오를 높게 점치고 있다. 신설법인이 테슬라나 현대차로부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받게 되면 향후 배터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시나리오③ 나스닥 상장? 국내·외 동시 상장?




국내·외 동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도 고려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업계에선 배터리 신설법인이 최종적으로 국내를 넘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나스닥 상장 시 몸값을 더 높게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LG화학 측도 상장 시장을 국내로 한정하지 않아서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당초 배터리 물적분할 컨퍼런스콜에서 “신설법인 설립 후 IPO를 고민할 것”이라며 “(해외)다른 시장도 규모나 적정성을 고려할 때 배제할 요소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과거 LG디스플레이의 전신 ‘LG필립스LCD’ 역시 2004년 코스피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동시 상장한 바 있다.

나스닥 상장 성공률이 높고 빠른 상장이 가능하단 점도 긍정요소다. 나스닥의 경우 종전 1년치 회계를 지닌 비상장 회사도 상장이 가능해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2월 출범한다면 내년에 바로 상장 도전이 가능하다. 반면 코스피는 회사 설립 3년 후에야 심사자료 제출이 가능해 물적 분할 방식으로는 상장을 위해 2023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신설법인이 어떤 방식으로든 상장한다면 지주사 디스카운트 문제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배터리가 상장되고 배터리 법인에 외부 주주가 참여하는 순간 배터리 프리미엄은 화학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닌 외부 주주들에게 유출되는 완전한 ‘남의 회사’가 된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화학의 기존 주주는 배터리 부분의 가치 희석을 피하기 어렵다.

물적분할이 배터리를 믿고 투자한 주주를 지주사의 주주로 만들어 버리며 전적으로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천준범 법무법인 세움 변호사는 “물적분할 후 다시 (주식과 사업 부문) 인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회사를 만들거나 ㈜LG로 주식 부문을 합병하면서 ㈜LG가 배터리 신설법인을 100% 지배하는 방식 등으로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법적인 허들이 없고 훨씬 더 많은 법적인 기법이 존재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설아
김설아 [email protected]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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