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빈의 로뷰] 친족상도례 폐지
2024년 6월, 헌법재판소가 형법 상 '친족상도례'규정에 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데 이어, 최근 국회가 그에 따른 형법개정안을 의결하였다. 가족·친족 간 재산범죄에 대해서는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자제하고 가족관계 내부의 자율적 해결을 도모했던 오래된 규정이 근본적인 재검토를 거쳐 새롭게 설계된 것이다.이번 개정의 출발점은 더 이상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인 형 면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개정된 형법 제328조는 친족간 재산범죄를 '친고죄'로 전환하, 피해자의 고소가 있으면 공소제기가 가능하고, 고소가 없으면 국가형벌권도 작용하지 않는다. 가정 내부 문제라는 이유로 무조건 처벌을 면제하는 대신, 피해자의 의사를 중심에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종전과 달리 직계존속에 대해서도 고소가 가능하도록 명시하여, 피해자가 스스로 법적 구제를 요청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두었다. 그러면서도 개정된 형법제365조는 특정 범죄에서 친족관계가 있는 경우, 법원이 사정을 참작하여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양형 단계에서 가족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도록 했다. 과거처럼 입법 단계에서 일괄적으로 면제를 선언하는 방식은 폐지되었지만, 실제 가족관계의 양상과 생활사, 범행 동기 등을 종합하여 각 사안의 특수성에 따른 판단의 재량을 열어두었다. 이번 개정안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부칙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개정법은 공포와 동시에 시행되지만, 헌법재판소가 해당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2024년 6월 27일 이후 저지른 범죄부터 적용된다. 더 나아가 같은 날짜 이후, 법 시행 전까지 발생한 범죄는 시행일부터 6개월 동안 고소할 수 있도록하여 고소기간의 특례를 두었다. 실무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024년 6월 27일 이전 범행이라면 종전 규정에 따른 면제 가능성이 , 그 이후 범행이라면 고소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가 확인되어야 한다. 또한 진행 중인 사건에서 피해자의 태도 변화나 의사에 따른 고소의 존부와 고소 취소의 효력이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이번 개정이 실제 현장에서 피해자 목소리를 제도의 중심으로 옮겨 안정적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법원이 각 사건의 구체적 사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재량을 행사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축적된 판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이번 개정안이, 친족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졌던 문제들을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