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빅데이터가 IT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스마트폰기기 확산과 함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정부가 인터넷 신산업 육성의 주요 핵심과제로 빅데이터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제시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 활용으로 연간 GDP(국내총생산) 37조원의 경제효과는 물론 공공부문에서만 10조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이미 빅데이터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 빅데이터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같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빅데이터산업은 정부와 기업과의 시너지가 발휘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기업의 수혜 역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도 주목하는 빅데이터시장
지난 10월24일 국내 공공분야 최초의 빅데이터센터인 '빅테이터 분석활용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후 지난 11일에는 빅데이터 분야 전문가 육성을 위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국가공인인증 자격제도도 2015년부터 시행하기로 결정됐다.
아울러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에 국내 빅데이터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36억5000만원을 투입할 것이란 계획을 내놓았다. 스마트기기를 타고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빅데이터시장을 잡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부친 것이다.
사실 한국정부의 빅데이터시장 지원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2011년부터 관련 정책을 발표해 실시해왔다. 현재는 102억달러(한화 약 10조7681억원) 규모에 불과한 시장이지만 성장성이 높은 데다 다양한 산업과 연관돼 있어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서치회사인 위키본(Wikibon)에 따르면 빅데이터시장은 2017년까지 연평균 73%의 성장률을 기록해 530억달러(한화 약 55조9309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빅데이터 관련 대표기업, 네이버·삼성SDI 주목
현재 국내 빅데이터시장은 전세계 10분의 1수준인 1억6000억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0년까지 연평균 32.7%의 성장세를 보여 8억9000억달러로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 관련산업 역시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현재 빅데이터와 관련된 분야는 포털, 통신, SI(System Integration), 게임 등 크게 4분야다. 해외기업 중에서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이 핵심서비스를 무료 또는 저가로 제공하면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애플은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질문이나 행동을 미리 예측해 최적의 답을 제공하는 음성인식서비스인 '시리'(Siri)를 출시했으며, 구글도 인터넷 검색통계를 이용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보다 일주일 앞서 독감유행을 예측하는 데 성공하는 등 빅데이터를 활발히 활용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주요 빅데이터 활용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대표적인 기업이 네이버다. 현재 네이버는 포털이라는 업종 특성상 국내기업 중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이미 이를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는 하둡(hadoop)기술을 인용해 음악추천 기능, 자동완성, 연관검색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음 역시 빅데이터 전담 인력을 대폭 육성하고 온라인 및 모바일 광고로 빅데이터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스서비스인 '미디어 다음'에 빅데이터를 도입해 실시간으로 등록되는 기사의 중요도를 분석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네티즌들의 댓글을 통해 연관기사까지 묶어주고 있다.
통신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이 빅데이터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 네이버와 빅데이터 업무협력을 체결한데 이어, 11월14일에는 다음과도 협력관계를 맺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2700만 이용자 정보 분석 및 발굴을 위해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SI기업 역시 빅데이터 기반구축을 위해 노력 중인데, 그중 LG CNS가 돋보인다. LG CNS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 통합 솔루션인 '스마트 빅데이터 플랫폼'을 출시했으며, 지난 9월에는 오라클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SDS도 삼성전자 등 그룹사들의 파일럿프로젝트를 통해 빅데이터사업을 전개 중이다. 또한 SK C&C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어 국민연금관리공단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기업들의 빅데이터시장 진출은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다. 따라서 해당종목에 투자할 때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보다 먼저 정부차원의 지원이 시행된 미국의 경우 스플렁크(Splunk)와 같은 빅데이터 기반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매분기 성장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 국내기업은 빅데이터와 관련된 매출 창출이 미미하지만 미국정부 등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관련 종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株 투자했다고?…그럼 "편하게 있어"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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